저자는 회사일에 지쳐 번아웃에 빠졌고,
어느 날 덜컥 시골 폐가를 사버린다.
그리고, '5도 2촌'의 생활을 시작한다.
'5도 2촌'은 일주일에 5일은 도시,
2일은 시골에서 생활하는 걸 말한다.
첨엔 도시 생활로부터 도피였고,
시골집을 계약하고 나서야
시골마을 사람들과의 마찰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많은 걱정을 한 모양인데,
실제로는 걱정과 다르게
동네 이웃분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시골 생활에 잘 정착해 생활하게 된다.
책에는 막연했던 시골살이의 로망을
저자가 차근차근 부딪히며 이루어나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찔끔찔끔 났다.
혹여 마찰이 있을까 걱정했던
이웃과의 관계가 기우였고,
오히려 저자를 걱정해 주고
배려해 주는 이웃어른들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요새는 사람들의 그런 따뜻한 마음을
접하게 될 때 눈물이 난다.
아무래도 갱년기인가 보다.
항상 누군가의 베풂에 감동받고
반성하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
다짐하는 편인데,
왜 먼저 베푸는 삶은 살지 못하는지
가난한 나의 맘씀씀이를 뒤돌아봤다.
연신 눈가에 눈물을 훔치며
책을 보다가 문득 의문이 든다.
내가 그 부분 때문에만
감동받아 울고 있는 것일까.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지만,
일잘러로서 10년 차인 저자가 부러웠고,
나보다 젊은것도 부러웠다.
그리고 벌써 멋진 집 1채를 갖고 있는 것도,
혼자 사는 것도 부러웠다.
안정적인 그녀의 일상이,
멋지게 시골생활에 정착한 것이,
다 부러워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읽어보니 글도 잘 쓴다. 술술 읽힌다.
다들 자신만의 길을 찾아 멋지게 살고 있는데,
난 왜 이렇게 방황만 하고 있는 걸까?
지난 세월을 너무 방만하게,
무계획적으로 살아온 건 아닐까.
나 역시 나이가 들면서 저자처럼
도심을 벗어나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예전에 귀촌 생활과 관련해서
교육을 받고, 작물도 3개월간
텃밭을 분양받아 가꿔본 적이 있어서인지
책의 내용에 빠져서 읽게 되었는데,
맘에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다음 내용이었다.
시골에 집을 사고 퇴직을 생각했지만,
시골집을 가꾸며 몸을 움직이며
5도 2촌의 삶을 시작하자
서울로 돌아가는 일요일밤이 싫지 않고,
서울에서의 일이 설레기 시작했다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일이 싫어진 게 아니라,
일이 보이지 않을 만큼 지쳐 있었을 뿐이라는 걸'
저자는 서울과 시골의 이중생활이
마치 여행을 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저자는 시골 생활로 인해서
해야 할 일들이 늘어났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마음이 충족되는 삶을
살게 되었고 행복하다고 했다.
새로운 선택으로 인해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새로운 일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에게도 이런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주어진다면
좀 숨 쉴 구멍을 갖게 될 것이다.
그것은 스스로를 환기시킬 수 있는
창문을 갖는 것과도 같다.
요즘 세상에 회사일이나 가정일로
스트레스를 안 받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러한 시공간을 통해
스스로를 마주 대하고,
자신의 뻥 뚫린 부분들을 채워 나갈 수 있다면
일상생활의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는
충분히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최근에 동생네와 2박 3일 여행을 다니며
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일에 얽힌 것, 엄마의 편찮음,
누군가를 미워하는 맘,
내 뜻대로,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 일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큰 힐링이 되었다.
저자처럼 독립적인 공간과 시간이 주어진다면야
삶의 질이 더할 나위 없이 나아질 거라 생각하지만,
현재로선 그런 소소한 여행도 감지덕지이다.
이 책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주말에 비가 오거나
연휴가 주말과 이어져서 있는 날이면
저자가 시골집에 내려가서 오랜만에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지금은 달달한 커피 하나로 힐링을 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고 싶다.
저자는 이 '언젠가'를 빼버리고
용감하게 바로 실천해 버렸지만,
나에게는 가까운 미래형이 되어
이루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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