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tv 리모컨으로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다가
JTBC 방송국의 '이혼숙려캠프'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 방송된 것이었는데, 재방송 중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혼 위기에 있는 부부들이 출연해
각자의 사연들을 전하며, 서로가 이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준다.
내가 본 부분은 첫 번째 부부의 사연이었다.
20살이었던 여자가 25살 남자와 결혼을 해서,
임신을 하고 만삭이 되던 즈음부터
시어머니의 목욕 수발을 들게 된다.
나중에는 시어머니의 변까지 받아내면서
15년을 케어하게 되고, 시모는 돌아가신다.
그 과정에서 부인은 결벽증과
심한 우울증, 공황장애에 걸렸다.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는
잘못된 행동도 몇 번 했었다.
부인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있었고,
남편은 잘 지내고 있는데 무슨 이혼이냐며
이런 프로그램에 자기가 나온 것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화가 났던 부분은
부인 곁에 있는 가족들의 태도였다.
남편은 자신이 외동아들이고,
그녀는 며느리이기 때문에
시어머니를 간병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남편을 비롯해, 넷이나 되는 시누이들도
자신들의 어머니의 간병을 그녀에게 미뤄버렸다.
그리고는 그녀의 간병에 대해 한 번도
“고생했다” , “고맙다”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인은 오랜 기간 이런 것들을 감내하며 참아내느라
여러 가지 정신적인 병을 얻었다고 했다.
세상에 당연한 것들은 없다.
내가 누리는 편안함과 행복, 평범한 일상들은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에 의한
소중한 결과물이다.
전쟁이 없는 평안한 일상을 보내고,
맛있는 밥과 안전한 물을 마시고,
길가에 예쁜 꽃들을 감상할 수 있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활발하게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들을 즐길 수 있는 것 등은
누구나 다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된다.
내가 누리는 것들에 대해 알게 모르게
애를 쓴 이들에게 모두 감사를 표해야 한다.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부검의로서 등장한
이호 교수님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죽은 사람들을
많이 대하다 보니 살아있는 게 오히려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면서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그 감사함을 주위에 표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나의 행동으로 인해 어떤 누군가가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것 또한 잊지 말자.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행복이 되고,
감사 표현은 곧 언젠가 나에게로 돌아오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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