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새삼스레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쉬엄쉬엄 주위를 둘러가며,
천천히 생활하는 여유가 소중하다는 것.
맑은 하늘과 햇빛, 꽃들이 너무 아름답다는 것.
생명의 유한함으로 인해 곁에 있는 사람들을
한번 더 유심히 보고 그들의 안위를 걱정하게 되는 것.
세상엔 당연한 일이 없어서
내가 누리는 것들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는 것 등...
젊었을 때는 그런 걸 느끼지 못했다.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있는 것에만
집중했어서 세상사나 다른 일엔
무감흥이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나이를 먹는 것과 더불어
느끼는 것들이 생기면서,
내가 더 나이를 들면 난 어떤 것에
관심을 갖게 되고, 어떤 마음이 들까
궁금했던 즈음에 이 부분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되었다.
김지수의 책 <자기 인생이 철학자들> 중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선생님이 말씀하신
내용이다.
"70세가 됐다고 갑자기 더 늙는 것도 아니죠.
인간은 사실 매일을 극복하는 게 힘들어요.
젊었을 때는 앞날을 바라보고 가죠.
40세, 50세가 지나면서 점점 앞날이 아니라
오늘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돼요.
그다음엔 순간순간이 중요하다는 걸 알죠.
60세가 되면 그런 생각조차 안 해요.
70세엔 이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야겠다는
욕심이나 부담이 없어져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기 마음속 세상을
보는 눈은 조금도 늙지 않아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지금 내 나이에 느끼는 감정이
자연스럽고, 당연하고,
순리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안도를 했다.
가끔 나이가 드는데도 왜 나는 아직
철이 들지 않고, 연약하고,
아이처럼 세상을 두려워하고,
나잇값도 못할까 자책할 때가 많았는데,
마음은 나이가 들어서도 늙지 않는다니
조금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50,60,70세가 되면서
갖게 될 마음의 변화를
알 수 있어 안심이 되었다.
인생이 첨이라 나이가 들면서
맞닥뜨릴 감정에 대해
미리 알게 되어서
불안이 조금은 사라지고
편안해지게 되었다.
나보다 앞서간 사람들의 얘기는
정말 찾아서 보고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인생의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이 느낀 것들을
나눠주는 앞선 이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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